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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EBN |
"다시 오시면 이렇게 못해드려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매장 직원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린다. 38만원에서 3만원이 더 빠진 숫자를 보여준다. "35만원! 최대한 빼드린 거예요."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가 국내 공식 출시된 지 6일째 되는 26일. 아이폰7 시리즈는 잠잠했던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불법 페이백 불씨를 다시 지폈다.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매장에는 불법 보조금이 성행하고 있었다.
테이블 건너편의 직원은 아이폰7 32GB 모델의 구매가를 35만원으로 최종 제시했다. 아이폰7 32GB 모델의 정식 출고가는 86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 6만원대 요금제 가입시 공시지원금은 7만1000원으로 이에 따른 추가공시 지원금은 1만650원에 불과하다. 판매자가 43만7350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장 관계자는 페이백 지급 시 얼마나 남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왜 물어보냐"며 "가격을 이야기하면 상담이 불가능하다. 손님이 아닌 사람은 응대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출고가 99만9000원의 아이폰7 128GB 제품을 약 48만원(59요금제 기준)에 제시하는 매장도 있었다. 32GB 제품과 128GB 제품의 공식 출고가 격차가 1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불법 페이백 규모는 동일하다.
페이백 지급을 위한 전제조건은 번호 이동이다. 기기변경 시 정상가를 안내한다.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번호 이동을 통한 혜택을 고려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이동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대폭 늘었다. 지난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24일 이동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2만9366건으로 집계됐다. 아이폰이 출시된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6만2972건에 달했다.
다수의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갤럭시노트7 고객이 갤럭시S7 뿐 아니라 아이폰7 시리즈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페이스 차이로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신 아이폰을 체험하고자 하는 고객이 늘었다. 반면, LG전자의 'V20'에 대한 교체수요는 크게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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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EBN |
소비자들은 최대한 저렴한 조건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상담하는 고객이 눈에 띈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소문을 듣고 아이폰7 구매를 위해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았다"며 "제트블랙(유광) 색상을 구매하려 했지만 품절돼 다른 색상으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장은 예외적으로 정상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아이폰7 시리즈는 지원 혜택이 없다"며 "어느 통신사로 이동해도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인해 갤럭시S7 구매를 권유하는 매장도 있었다. 한 매장은 59요금제 조건으로 KT로 번호이동할 경우 21만원, LG유플러스의 경우 17만원의 기계값을 제시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불법 보조금 논란은 갤럭시노트7 판매 중지로 인해 교체 수요가 아이폰으로 쏠리면서 재점화됐다. 이동통신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통신사에게 주는 리베이트 기준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리베이트는 휴대폰 판매점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불법 보조금의 근간이 된다.
유통점 측은 갤럭시노트7 판매 중지로 인해 입게 된 예상치 못한 손실을 아이폰7 시리즈로 만회한다는 입장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기존 아이폰 유저 뿐 아니라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던 고객도 아이폰7 시리즈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고객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 한동안 아이폰7 시리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출처 : http://www.ebn.co.kr/news/view/858100